넷플릭스에서 11월 18일 썸바디를 공개했습니다. 공개 전부터 이슈로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로 공개 후 왓챠와 imdb를 통한 평점을 확인하고 공개 후 세부적인 인물 소개 및 지극히 개인적인 개인 평을 적어봅니다.
썸바디 정보
공개 : 2022/11/18
회차 : 총 8 부작
장르 : 서스펜스 스릴러
연출 : 정지우
극본 : 정지우, 한지완
출연 : 김영광, 강해림, 김용지, 김수연 외
썸바디 평점
11월 20일 오후 9시 이후의 평점 기준입니다. 로튼토마토나 기타 랭크사이트 점수는 미집계 상태입니다.
*11/25일 로튼 토마토 지수 공개되고, 일부 평점 변경되어 반영합니다.
- 왓챠 피디아 : 2.5 / 5 (11.25 동일)
- IMDB : 5.3 / 10 (11.20) -> 5.8 / 10 (11.25)
- 로튼토마토 : 57% / 100%
왓챠 피디아에서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국내 시리즈중 낮은 평점에 속하는 결과입니다. 물론 어마어마한 1.7점의 '카터'가 있긴 합니다. IMDB에서는 5.3점으로 역시 굉장히 낮은 평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는 6.3점대였고, 오전까지는 6.2점 대였으나 실제 시청자 수가 늘어날수록 평점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아 흥행면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예상됩니다. 최근 국내 작품인 '글리치' (6.2점)와 '20세기 소녀' (7.3점) 시리즈보다도 상당히 낮은 수치입니다. 물론 그 밑에는 '카터'가 있습니다.
* 11/25일 추가
11월 25일 로튼토마토 지수도 공개되었습니다. 영화의 신선도를 평가하는 로튼토마토에서 썸바디가 57%를 차지했습니다. 최근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인 글리치의 경우 82%이며 D.P는 94%, 카터는 38% 입니다.
IMDB 평점이 소폭 상승했습니다.
아직 공개된 시점이 얼마 되지 않아 확실한 평가로 보긴 힘들지만 종합적인 평가는 전체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고 보겠습니다.
썸바디 등장인물 및 배우 소개
공개를 앞두고 블로그에 대략적인 소개와 함께 기대평을 했습니다. 18일 공개 후 시청 후 배우들의 역할 및 설정과, 조연들의 분량이 높아 캐릭터에 대해 세부적으로 써봅니다.
썸바디 - 김 섬 ( 강해림 배우)
극 중 자폐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이자 드라마의 중요 매개체인 데이팅 앱 '썸바디'의 개발자(개발 총괄) 역할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이 어렵기만 한 그녀. 본인이 개발한 '썸바디'에서 잇따른 사고 소식에 원인 파악 중 사고에 연관된 여성들이 모두 한 명의 남자와 관계가 있음을 깨닫고 그가 궁금합니다. 의도적으로 접근해 '성윤오'를 알게 되고, 위험함이 느껴짐에도 묘한 동질감과 호감으로 점차 그에게 빠져드는 역할입니다. 중반에 수위 높은 정사씬과 노출씬에도 열연을 보여주었네요.
인물과 상당히 어울리는 강해림 배우가 역할을 맡았습니다. 600:1의 경쟁률을 뚫고 타이틀을 따냈는데 제작에 들어가며 짧게 자른 단발머리와 캐릭터가 잘 맞아 떨어졌고, 묘하게 친숙하면서도 뾰로통한 이미지도 극 중 김솜 역할에 어울린 거 같습니다. 알고 보니 2016년 미스코리아 부산 울산 진이셨네요.
하지만, 각본과 연출의 문제로 인물의 설정 붕괴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임에도 너무도 풍부한 감정 표현으로 캐릭터가 설득력이 떨어지고, 시청자로 하여금 역할에 이입하기 힘들게 하는 요소로 보입니다. 중반 이후 다른 캐릭터들과 관계가 시작되자 연기의 중심을 잃어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배우의 문제라기보다는 각본과 감독의 리딩과 컨트롤의 문제로 연기의 설득력을 잃은 건 아닐지...
성윤오 ( 김영광 배우 )
주인공인 성윤오는 우월한 외모와 피지컬의 소유자로 젊은 나이임에도 인정받는 성공한 건축가 역할입니다. 하지만, 우연하게 시작된 살인으로 연쇄살인마가 되어 데이팅 앱 '썸바디'를 통해 여성들을 유인해 살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느 여성들처럼 '썸바디'를 통해 김솜과 만나며 자신과 닮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김영광 배우가 칼을 갈고 이미지 변신에 노력한 티가 납니다. 우월한 피지컬을 잘 활용했고, 모델답게 소품이나 특유의 분위기 메이킹으로 연쇄살인마의 이미지에 맞춰간 노력 때문인지 예상보다 어색한 연기를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형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흐리멍덩한 캐릭터 연출 때문에 연쇄살인마로서의 강한 임팩트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조연들의 비중을 낮추더라도 성윤오의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을 서사와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어느 순간은 김영광은 출연한 거 거 맞아?라는 생각도.
제일 당황스런 점은 연쇄살인마인데 비교적 살인을 지양하는 인내심을 보여줍니다. 너무 많이 살려줘! 설득력없는 관대함으로 실소를 금치 못합니다. 나름의 인간미를 표현했다기엔 설정의 미스가 많고, 연쇄살인마라는 임팩트도 힘도 놓칩니다.
영화 300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관대하다~"
기은 ( 김수연 배우 )
주연인 김솜과 친구 역할입니다.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휠체어 의존하지만 씩씩하게 형사로 활약하는 역할입니다. 어떤 이유로 김솜과 잠시 멀어져 있다가 데이팅 앱 '썸바디'를 통해 성윤오를 만나 죽을뻔한 위기에 처하지만 이상하게 성윤오에게 마음이 갑니다. 그런 중에도 복수를 위해 그를 찾기 위해 '썸바디' 개발자인 김솜을 만나 도움을 청하며 다시 김솜과의 관계를 회복합니다. 그런 중에 그녀들은 성윤오의 정체를 알아가며 복수를 계획합니다.
극 중 예상보다 상당히 중요한 역할입니다. 서스펜스적 전개를 위한 캐릭터 였을텐데... 공개 전 김솜과 김영광에게 그리고 노출로 마케팅에 초점이 몰릴 때, 정지우 감독이 이 영화는 세 명의 여자의 이야기라고 인터뷰한 것이 어떤 이유인지 알았습니다. 비중이 높은 역할이고, 중반부에선 거의 주인공에 가까울 정도의 분량과 역할을 맡았습니다. 500:1이라는 경쟁률을 뚫었다는데 보다 보면 캐릭터들 중 그나마 가장 생동감 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데뷔작이라선지 배우에 대한 정보도 적어 디테일한 사항은 확인이 안 되지만 앞으로 종종 볼만한 연기자로 보입니다.
임목원 ( 김용지 배우 )
기은과 친구 관계입니다. 직업이 무당이지만 의외로 레즈비언로 나옵니다. 밤이면 클럽을 찾아 사랑을 찾는 적극적인 여성입니다. 기은의 위기를 시작으로 김솜과도 인연이 닿아 친구가 되며, 가끔씩 엇나가는 둘의 가교 역할로 나옵니다. 신통한 신기로 사건을 풀어가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김해림과 마찬가지로 조연임에도 적지 않은 비중으로 출연합니다.
공개 후 연기평에 호불호가 많지만 이전작들의 딱딱하고 어색한 연기에 비해 훨씬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작들에서 이국적인 마스크로 주목을 끌었지만 본 작에서는 과감하게 스타일링한 숏컷이나 기존 이미지와 다른 의상 컨셉임에도 어색함이 없었고, 불필요한 무당 씬에서의 어색함만 지운다면 인물과 제법 잘 어울렸다고 봅니다. 아마 시크하면서도 보이시한 이미지로 20~30대 여성 시청자분들께 호감을 많이 얻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극 중 선보인 힙한 스타일링도 작품과 별개로 인기를 얻을만합니다. 우신사 갬성.
개인적인 평가
지극히 개인적이고 편협한 평가이며 호불호가 강한 영화니만큼 하나의 의견일 뿐입니다.
앞전에 정지우 감독의 지난 영화들을 나쁘게 보지 않아 기대된다는 포스트를 남겼는데 주말 동안 <썸바디>를 보고 감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지워졌습니다. 1화의 흥미로운 출발과 미술팀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2화부터 결말까지 정말 긴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쁘게 칠해진 어두운 터널을 느린 걸음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한걸음 한걸음 걷는 듯한 답답함.
우선 서스펜스 스릴러로서는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입니다.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을 느낄만한 부분도, 그만한 연출도 부족합니다. 연쇄살인마와 소시오패스의 멜로 스릴러라기엔 두 인물들에게 감정 이입을 위한 개연성도 설득력도 부족했습니다. 서스펜스라고 하기엔 딱히 쫓아갈만한 흐름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멜로나 드라마로서 즐기기엔 인물들의 몰입이나 이입될만한 연출도 요소도 부족했습니다. 특히 여주인공인 김섬의 설정 붕괴는 굉장히 심각합니다. 극 중 본인의 입으로 자폐인 아스퍼거 증후군이라 말했지만 극중 그녀는 너무나 감정이 풍부하고 자신의 감정 표현에 적극적입니다.
흥미로운 캐릭터 설정에 비해 인물에 부족한 서사로 배우들이 노력과 가능성이 희석되버린 느낌입니다. 사실 연기 부분에서도 딱 캐릭터에 맞춰진 정형화된 연기라고 보입니다. 사이코패스는 이럴테지라는 느낌의. 다들 겉모습만 잔뜩 힘을 주었을 뿐.
인물간의 관계에 대한 불친절한 설명, 캐릭터의 설득력, 인물들 간의 파트 분할도 적절치 못했다고 봅니다. 캐릭터들이 각자의 방향으로 흘러가다가 결국 하나의 접점에 이르러 결말을 이끌어내는 구조를 원했던 모양인데, 각기 다른 파트처럼 맥락이 툭툭 끊겨갑니다. 언뜻 하루키의 소설이 떠오르는 구조이나 이건 이대로 캐릭터의 엄청남 힘이 필요하죠. 그러기엔 캐릭터의 힘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김섬과 강윤오의 관계에 이입할만하면 갑자기 다른 캐릭터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그 흐름이 너무 길고 장황해 정작 주인공 둘의 이야기의 맥이 끊기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야기마다의 연결이 정말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장면 장면만 분리해서 보면 참 예쁘고 감각적이고 감성적인데도요.
이로서 정지우 감독의 영화에 꼬리표처럼 붙는 개연성의 부족이란 대중들의 평가는 영화라는 짧은 러닝 타임으로 인한 구조적 환경에서 나온 게 아닌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8화라는 긴 시간을 마구 소비해 버리면서도 서스펜스도 스릴러도 멜로도 어느 하나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이야기의 서사나 구조보다 예쁜 무대에서 힙한 영상 촬영에만 몰두한 느낌입니다.
감각적인 영상과 흥미로운 무대 디자인과 미술적 요소 등 미장센이라고 불리는 부분의 힙한 감성이 눈길을 끌지만, 극의 흐름과 개연성, 인물들 간의 연결, 관계의 형성등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든 과정에서 삐끄덕거리고 어긋나 있습니다.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장르로 규정 지을만한 요소도 부족하고, 멜로 스릴러라는 부제는 더욱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캐릭터는 색깔 있어 보이고 잘 꾸며져 있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제작 시 자금 지원 외에 창작자의 연출에 일체 간섭이 없기로 알려졌는데, '카터'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이만큼 실패가 많다 보면 중간 시사회 등의 최소한의 개입 정도는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 많은 제작비 우리가 낸 비싼 구독비가 아니었던가??
결국 감독이 하고 싶은 것만 잔뜩 하다 끝낸 느낌입니다.
썸바디 헬프 미!